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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지구옷장 다녀왔어요, 안 입는 옷 바꿔 입는 의류교환가게와 업사이클 공방

울산 지구옷장 다녀왔어요, 안 입는 옷 바꿔 입는 의류교환가게와 업사이클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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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정리하다 보면 한 번씩 이런 생각 들잖아요.

멀쩡한데 손이 안 가는 옷들, 이거 버리기엔 아깝고 두자니 자리만 차지하고… 그런데 울산 성남동에 이런 옷들을 가져가서 다른 옷이랑 바꿔 입을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다녀왔어요.

이름부터 귀여운 지구옷장입니다.

지구옷장

지구옷장은 ‘지구를 살리는 의류교환가게’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곳이에요.

주소는 울산 중구 장춘로 98, 1층이고, 양사초등학교 정문 바로 맞은편에 있어서 처음 가도 찾기 쉬워요.

운영은 금요일과 토요일, 일주일에 딱 이틀만 합니다.

울산 지구옷장 다녀왔어요, 안 입는 옷 바꿔 입는 의류교환가게와 업사이클 공방

시간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고, 새 소식은 인스타그램 @jigu_suda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같은 공간 안에 모드픽스(MODE FIX)라는 업사이클·수선 공방이 함께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양사초등학교 정문 바로 맞은편

지구옷장을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아요.

양사초등학교 정문을 등지고 길 건너편을 보면 바로 보입니다.

간판이 없는게 포인트인 건물 1층이에요.

가게 앞 인도가 은행나무 가로수길이라 초록빛이 가득했는데, 가을에 노랗게 물들면 이 앞이 꽤 예쁠 것 같습니다.

노란 신호등이 바로 옆에 서 있어서 사진에 같이 잡히는 것도 은근 매력이에요.

정면에서 보면 통유리 매장이에요. 왼쪽엔 원목 입간판, 오른쪽 유리창엔 ‘MODE FIX UPCYCLE STUDIO’ 로고가 붙어 있어요.

한 공간 안에 의류교환가게랑 업사이클·수선 공방이 같이 있는 구조입니다.

원목 입간판부터 마음에 들었어요

입구에 서 있는 A형 원목 입간판이 가게 첫인상을 다 말해줘요.

지구 위로 바늘이 실을 꿰고 지나가고, 그 옆에 문 열린 옷장이 붙어 있는 로고인데, 옷을 고쳐 입고 나눠 입는다는 이 공간의 성격이 그림 하나에 다 들어가 있습니다.

아래쪽엔 운영 요일이랑 시간, 인스타그램 계정까지 적혀 있어요. 금·토 오후 1시부터 6시까지예요.

매장 안은 이렇게 생겼어요

안으로 들어가면 행거가 여러 줄 서 있어요.

단순하면서 깔끔한 인테리어가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였습니다.

매장이 아주 크진 않지만 천천히 둘러보기 딱 좋은 크기였어요.

손글씨 행거 태그

제일 마음에 들었던 디테일이에요.

골판지를 잘라서 ‘상의’, ‘하의’, ‘아동’, ‘남성’이라고 손글씨로 쓴 태그를 행거마다 걸어놨어요. 버려질 뻔한 박스로 만든 표지판이 이 공간이랑 참 잘 어울리더라고요.

상의 행거엔 체크 셔츠, 줄무늬 니트, 블라우스 같은 게 색색으로 걸려 있고, 하의 쪽은 청바지랑 슬랙스, 치마가 많았어요.

한쪽에 전신 거울도 있어서 대 보면서 고를 수 있어요.

아이 옷과 잡화

테이블 하나엔 아이 옷이 접혀서 쌓여 있어요.

빨간 체크 셔츠, 여우 무늬 티, 턱받이, 분홍 니트 모자까지 종류가 꽤 다양했어요.

아이들은 금방 커서 옷을 몇 번 못 입히는 경우가 많으니, 아이 키우는 집이라면 특히 쓸모 있는 코너 같아요.

입구 쪽 유리 선반엔 ‘잡화’ 태그가 붙어 있고 신발, 스카프, 파우치, 니트 같은 게 올려져 있었어요.

게 무늬 아기 아쿠아슈즈랑 꽃 자수 파우치가 눈에 띄었어요.

벽에 붙은 포스터, 한 번씩 읽어보세요

매장 벽 위쪽엔 파랑, 노랑, 초록, 보라 네 장의 포스터가 나란히 붙어 있었습니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내용이 꽤 좋아요.

파란 포스터는 재활용이나 새활용도 좋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재사용이라고 말합니다. 이미 만들어진 물건을 최대한 오래 쓰는 게 지구를 위한 최선이라는 얘기죠.

노란 포스터엔 매초 쓰레기 트럭 한 대, 무게로 치면 2,625kg 분량의 옷이 소각되거나 매립된다는 내용이 적혀져 있었습니다.

초록 포스터는 ‘21%파티’를 소개해요.

사놓고 안 입는 옷이 평균 21%라는 데서 나온 이름인데, 그런 옷을 사고팔지 않고 서로 바꿔 입자는 캠페인이에요. 마지막 보라 포스터엔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는 소수보다 더 나은 일을 하는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문장이 적혀 있어요.

1초에 트럭 한 대 분량의 옷이 버려진다는 숫자는 읽고 나서 좀 멍해지더라고요. 내 옷장에도 1년 넘게 안 꺼낸 옷이 몇 벌 있는지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돼요.

다시입다연구소 캠페인 자료

테이블 위엔 다시입다연구소의 캠페인 자료가 놓여 있었습니다.

‘우리는 옷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라는 리플릿이랑, 팔리지 않은 옷을 태워 없애는 패션 재고 폐기를 멈추자는 서명 안내문이 있었어요.

제일 재밌었던 건 ‘21% Party Receipt’라는 영수증 모양 카드예요.

옷 다섯 벌의 생명을 이어가면 이만큼 아낄 수 있다는 내용인데, 숫자가 생각보다 구체적이에요. 물은 1,457리터를 아낄 수 있는데 한 사람이 2년 동안 마시는 양이고, 탄소는 38,550그램을 줄일 수 있는데 서울에서 부산까지 비행기를 한 번 탈 때 나오는 양이래요.

옷 다섯 벌이 이 정도라니 좀 놀랐어요.

옆에 놓인 카드엔 바다로 흘러드는 미세플라스틱 발생원 1위가 합성섬유(35%)라는 내용도 있었어요.

영수증 카드 안에 끼워진 작은 태그도 있었는데, 이게 진짜 귀여워요.

“잘 가! (옷 이름)야. 우리는 (언제), (어디서) 처음 만났지”로 시작해서, 몇 번 입었는지, 왜 안 입게 됐는지 적고 새 주인에게 잘 부탁한다는 식의 이별 편지 형식이에요.

새 주인은 SNS에 #다시입다연구소 #21프로파티를 태그해서 옷 소식을 전해달라고 적혀 있고요.

옷 한 벌에 이야기를 붙여서 보내는 방식이라 그냥 버리는 거랑은 기분이 완전히 다를 것 같아요.

안쪽엔 모드픽스 업사이클 공방이 있어요

벽 한쪽엔 자투리 천으로 만든 조리개 복주머니들이 마스킹테이프로 붙어 있어요.

라벨에 ‘MODE FIX’라고 찍혀 있는데, 매장 안쪽 공방에서 만든 것들이에요.

이곳에는 미싱이랑 오버록 기계가 줄지어 있고, 벽 타공판엔 형형색색 실타래가 빼곡하게 꽂혀 있어요.

원단이 차곡차곡 쌓인 선반, 작업 중인 의료 원단까지 실제로 옷을 만들고 고치는 공방이라는 게 느껴졌어요.

실타래 타공판은 색이 워낙 다양해서 그 자체로 인테리어 소품 같았어요.

한쪽엔 빨간 줄무늬 쿠션 의자랑 작은 포스터들이 붙어 있는 코너도 있고요.

주황색 미싱 한 대가 유독 눈에 띄었는데, 매장 포인트 컬러랑 딱 맞아서 일부러 고른 건가 싶었어요.

제가 갔을 땐 마네킹에 살구색 셔링 블라우스를 입혀두고 매만지는 작업이 한창이였는데… 솜씨들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알아두면 좋은 것
지구옷장에서 옷을 바꿔 입는 것뿐 아니라, 같은 공간의 모드픽스에서 수선이나 업사이클도 운영하고 있어요. 교환하러 갔다가 사이즈가 애매한 옷이 있으면 수선까지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셈이에요.

이용 방법

지구옷장은 집에서 안 입는 깨끗한 옷을 가져가서, 매장에 있는 다른 옷과 바꿔 가는 방식입니다.

돈이 오가는 게 아니라 옷이 옷으로 이어지는 구조라, 내 옷장에서 잠자던 옷이 다른 사람 옷장으로 가고 나는 새로 입을 옷을 하나 얻어 오는 셈이에요. 문을 여는 건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고, 궁금한 건 인스타그램 @jigu_suda로 물어보면 됩니다.

다만 주의할점이 있습니다.

가져갈 수 있는 옷, 안 되는 옷

지구옷장에는 받는 물건 기준표가 따로 있습니다. 챙겨가기 전에 한 번 보고 가면 현장에서 다시 들고 오는 일이 없어요.

옷은 티셔츠, 바지, 치마, 원피스, 겉옷처럼 평소 입는 옷이면 대부분 괜찮아요.

수영복이랑 속옷은 태그가 달린 새 상품일 때만 받아요. 반대로 얼룩이 있거나 보풀이 많이 일어난 옷, 찢어졌거나 곰팡이가 핀 옷, 많이 늘어난 옷, 입었던 수영복이나 속옷은 안 돼요.

가방은 백팩, 크로스백, 에코백, 핸드백을 받아요. 찢어졌거나 지퍼가 고장 난 가방, 가죽이 변색됐거나 오염된 가방은 안 됩니다.

그리고 홍보 문구가 찍힌 사은품 가방도 불가능 합니다. 행사장에서 받아온 에코백이 집에 몇 개씩 굴러다니는 분들 많으실 텐데, 그런 건 제외라고 보시면 됩니다.

모자, 벨트, 스카프, 머플러 같은 잡화도 가져갈 수 있어요. 파손되거나 오염된 것만 아니면 괜찮아요.

아이 물건은 옷이랑 신발을 받는데, 신발은 사이즈 200 이하까지 가능합니다. 오염되거나 파손된 것, 위생상 문제가 있는 것은 안 되고, 기저귀랑 속옷도 받지 않아요.

기억해야되는건!

  • 내가 오늘 당장 친구에게 줄 수 있는 상태인지
  • 세탁이 끝난 물건인지
  • 다시 쓸 수 있는 물건인지
  • 다른 사람이 기분 좋게 쓸 수 있는 물건인지

결국 기준은 하나예요. 친구한테 “이거 입을래?” 하고 건넬 수 있는 옷이면 가져가도 된다는 거죠.

주의
세탁하지 않은 옷이나 얼룩, 보풀, 늘어남이 있는 옷은 받지 않아요. 한 번에 교환할 수 있는 수량도 정해져 있으니, 정확한 수량은 인스타그램 공지로 확인하고 가는 게 가장 확실해요.

꿀팁
빈손으로 가면 구경만 하고 오게 돼요. 교환하고 싶다면 옷장 정리할 때 위 기준에 맞는 옷을 미리 몇 벌 골라서 세탁해 챙겨가세요. 근처에 제로웨이스트샵 그린공감도 있어서 성남동 나들이 코스로 같이 묶기 좋아요.

지구옷장은 크고 화려한 매장은 아니에요.

대신 골판지 손글씨 태그, 자투리 천 복주머니, 옷에 이별 편지를 달아 보내는 태그처럼 곳곳에 이 공간을 운영하는 분들의 마음이 묻어 있어요.

옷을 사고 버리는 속도를 조금만 늦춰보자는 이야기를 딱딱하지 않게 전하는 곳이었어요.

옷장 한쪽에 안 입는 옷이 쌓여 있다면, 버리기 전에 한 번 챙겨서 금요일이나 토요일 오후에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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