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화예술회관 『우리 사는 땅 울산전(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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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우리 사는 땅 울산전(展)’에 다녀왔어요.
1월 24일부터 2월 2일까지 열린다고 해서, 설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봤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회관에 들어가니, 마침 전시장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잘 보이더라고요.
아! 오랜만에 울산문화예술회관에 방문을 했더니 희소식이 있었어요. 바로 전기차 충전소인데요. 기존에는 보시다시피 전기차 충전기가 몇대 없었는데
현재는 전기차 충전기가 여러대가 설치되어 있었어요. 저도 최근에 전기차로 바꿨는데… 이렇게 넉넉한 전기차 충전기 굿입니다.
또 주차장을 둘러보면 예전보다 한층 다양해진 전용 주차구역들을 발견할 수 있어요.
예전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정도만 눈에 띄었는데, 이제는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국가유공자 전용 주차구역, 그리고 가족배려 주차구역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불편을 겪는 당사자 입장에선 주차 위치 하나로도 삶의 질이 달라지고, 안전 문제와도 직결되니까요. 그러니 서로 배려하고, 해당되지 않는 분들은 가급적 일반 주차구역을 이용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 좋겠습니다.
전시는 회관 1, 2, 3, 4전시장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각 전시실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달랐어요. 입구 쪽에는 울산문화예술회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한다는 간단한 소개 패널이 설치되어 있어서, 전시의 취지를 이해하고 들어갈 수 있었어요.
첫 번째 전시실에서는 사진협회 작가님들의 작품이 주로 전시되어 있었어요
울산의 풍경이나 지역 축제 장면을 담은 사진들이 많았는데, 사진 속 울산의 모습이 너무 생생해서 “아, 내가 살고 있는 울산이 이렇게나 아름다운 도시였구나” 하고 새삼 느끼게 되더라고요.
몇몇 작품은 바다와 산업단지를 동시에 담아냈는데, 울산 특유의 도시 풍경이 예술로 재탄생한 기분이라 인상 깊었어요.
두 번째 전시실에선 미술협회 작가님들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유화, 수채화, 아크릴화 등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된 작품들이 가득했는데, 색감도 스타일도 제각각이라 한참 구경했어요.
특히 울산의 상징인 고래나 동축사, 언양읍성 등 지역 명소들을 소재로 삼은 그림이 많아서, 지역민인 저로서는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전시실에는 서예협회 작가님들의 작품과 민미협회 작가님들의 작품들이 같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서예 작품은 한글과 한문, 다양한 글귀를 각기 다른 필체와 먹선으로 표현해놨는데, 한 작품 한 작품이 풍기는 기운이 독특했어요. 캘리그래피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더라고요. 민미협회(민족미술협회) 작가분들의 경우엔 좀 더 실험적이고 현대적인 작품도 눈에 많이 띄었어요. 울산의 과거와 미래가 접목된 느낌이라, 오래 머물며 감상하게 되더라고요.
작품이 워낙 많아서 모두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이희석 울산예총 회장의 조각 작품이었어요. ‘행복한 가족’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는데, 사람이 손잡고 있는 형상인데도 단순한 조형미 안에서 뭉클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더라고요. 함께 간 가족들도 작품 앞에서 사진 한 장 남기며, “이건 진짜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하네”라고 이야기했어요.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고인이 되신 정기홍 작가님의 조각 작품이었는데, 설명 패널에서 “고인이 되신 후 처음으로 공개된 작품”이라는 문구를 보고 마음이 좀 짠했어요. 작가분이 평생을 울산에서 활동해오셨다는 걸 알고 나니, 그 작품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지더라고요.
전시장 내부는 조명이 차분하게 설정돼 있고, 작품마다 간단한 설명이 함께 있어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설 연휴라 그런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꽤 많아서, 조금 여유롭게 보시려면 오전 시간대에 방문하는 걸 추천드려요. 작품 감상에 집중하기가 훨씬 수월하더라고요.
이번 전시는 울산에 뿌리를 두고 오랫동안 활동해온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사진, 회화, 서예, 조각 등 장르가 다양해서 전시를 한 바퀴 다 돌면 체험의 폭이 넓어집니다. 특히, 민족 대명절인 설을 맞아 고향을 찾은 분들이라면, 울산의 예술적 매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료 관람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고요. 작품 수가 무려 170점이나 되다 보니, 여유롭게 한두 시간 정도는 잡고 가셔야 알차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물론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천천히 둘러봤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금방 지나가더라고요.
울산문화예술회관 관계자분이 “이 전시가 지역 예술인들의 역량과 정체성을 한눈에 보여주고, 시민들이 울산의 문화예술을 폭넓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의도가 제대로 전해진 듯합니다. 저도 이번 기회에 울산이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예술혼이 얼마나 뜨겁고 다채로운지를 새삼 깨닫게 됐거든요.
전시는 2월 2일(일)까지 계속된다고 하니,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 방문을 고려하시는 분들은 늦기 전에 들러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지역의 매력적인 작가분들의 작품을 감상하시면서, 뜻깊은 연휴나 주말 보내실 수 있을 거예요.
그밖에도 2월에는 신년음악회부터 다양한 공연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일정에 맞다면 울산 문화예술회관에서 즐거운 공연관람을 해보시는것도 추천드립니다.